블랙홀에서 쌍꺼풀수술까지’라는 제목의 대중강연은 작년4월 초거대블랙홀을 최초로 직접 관측에 성공한 사례를 계기로 국방부, 정부부처에 계신 분들의 눈높이에 맞춰 개발한 것입니다. 국방부에 계신 분들에게는 ‘천문학과 국방’이라는 부제(subtitle)가 있고, 정부부처에 계신 분들에게는 ‘기초과학인재양성의 중요성’의 부제를 붙여 강연하고 있습니다. 블랙홀을 관측한다는 것으로 시작해서 전자기파에 내재되어있는 여러 특성과 더불어 천문관측기술이 실생활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과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원래 3시간이상의 긴 강연이나 이번에는 80분정도로 축약해서 전해드립니다. 앞으로 기초과학의 중요성에 대한 참고가 되기를 바랍니다. 학생 및 교수님, 그리고 행정부서에 계신 여러 직원들께서도 참여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초거대질량블랙홀의 모습을 전파망원경을 사용해서 직접 관측하기 위해서는 매우 정밀한 분해능이 필요합니다. 전파망원경의 크기가 클수록 분해능이 좋아지며 1.3mm파장으로 그 블랙홀을 분해하려면 지구크기만한 망원경일 필요합니다. 이렇게 큰 전파망원경은 건설할 수 없으므로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는 전파망원경들을 조합하여 하나의 전파망원경으로 작동할 수 있는 방법인 구경합성법(Aperture Synthesis)을 전파천문학자들은 1970년대부터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완전한 수학적인 방법으로 서로 다른 망원경의 수신신호를 연결시켜(천문학에서 상관시킨다라고 표현함) 마법처럼 지구크기와 같은 전파망원경으로 둔갑시킵니다. 이와 같은 기술은 천문학자들을 수학의 마법사처럼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러면 이와 같은 마법과도 같은 기술이 도대체 실생활에서 우리 인류에게 무슨 도움을 줄까요? 바로 병원에서 가장 비싼 검사장비인 MRI(자기공명영상장치)입니다. 고주파를 몸 안에 쏘면 수소원자 등에서 반사된 공명주파수를 여러 안테나로 모아받아 영상을 만듭니다. 그 자기공명원리는 물리학과 화학이나 영상으로 만드는 작업은 바로 블랙홀을 관측했던(보았던) 구경합성법이었으며, 이는 1970년대 초에 물리학+화학+의학+전파천문학이 함께 이룩한 기가 막힌 융합연구의 개가로 남아있고 당연히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지요.
본다는 것을 천문학에서는 “관측한다”하고, 자연을 볼 때는 “관찰한다”하고, 땅속이나 해저에 숨겨져 있는 것을 찾을 때에는 “탐사한다”라고 합니다. 이제 천문학자는 하늘에 떠있는 천체만을 보는 것이 아니고, 정상세포와 암세포를 구별하는 법을 바이오학자들과 함께 연구하며, 이집트의 피라미드내부를 고고학자와 함께 우주선(宇宙線)을 이용하여 내부구조를 연구하며, 국방과 협력하여 첩보위성으로 지구의 여러 곳의 정보를 얻는 최고의 방법연구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소위 업그레이드 된 “최고의 보는 방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 바탕에는 빛 속에 숨겨진 정보, 비밀, 첩보 등을 매우 복잡한 수학을 동원해 정복했기 때문에 가능해졌습니다. 강연시간에는 이 보는 방법에 대한 다각도의 설명을 드립니다.
이러한 마법과도 같이 보는 방법 등을 연구하며 최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사람을 천문학자, 또는 기초과학자라고 합니다. 이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려면 당연히 최고의 수학실력을 갖춘 최고의 인재가 투입 되어야합니다. 국가에서는 이러한 인재들을 체계적으로 양성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줘야 하는데, 많은 경우 시야가 좁은 정책, 그리고 걸맞지 않은 대우 등으로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최근 화두가 된 국방안보를 위한 첩보/정보분야, AI분야, 자연원리연구분야, 우주탐사, 심해저연구분야, 그리고 과학난제도전분야 등은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분야이나 최고의 인재의 수가 너무나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와 과학관련기관은 어찌 대비해야하는지, 그리고 우리의 젊은이들은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말씀을 드리고자합니다